가상자산 상속법, 지금 준비해야 하는 이유

1️⃣ 가상자산도 ‘상속재산’이다: 무시하면 사라지는 당신의 자산

가상자산, 즉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NFT와 같은 암호화폐는 더 이상 ‘투자만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이들은 법적으로 상속재산으로 인정되며, 사망 시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코인이나 NFT는 온라인상의 수익 자산으로만 인식해 상속과 연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막대한 금액의 자산이 가족도 모르는 사이에 영구적으로 소멸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2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사망했고, 가족은 그 자산의 존재조차 몰랐으며 지갑의 개인 키를 확인할 수 없어 해당 자산은 사실상 사라져 버렸다. NFT 또한 마찬가지다. 고인이 예술 NFT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가족이 해당 NFT의 거래소 계정 정보, 지갑 접근 방법을 몰라 작품은 있으나 처분은커녕 확인조차 하지 못한 사례가 수없이 많다.

특히 가상자산은 개인 키(Private Key) 또는 복구 시드를 통해서만 접근 가능하며, 거래소와 지갑은 법원 판결이나 사망 확인서가 있어도 개인 키를 모르면 접근 권한을 제공하지 않는다. 가상자산 상속은 준비하지 않으면 무조건 ‘자산의 소멸’로 이어진다. 따라서 가상자산 보유자는 **“이 자산이 가족에게 어떻게 전달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반드시 시작해야 한다.

2️⃣ 가상자산 상속의 법적·세무적 현실과 발생 가능한 문제들

현행 대한민국 상속법에서는 가상자산도 ‘금융자산’과 동일하게 취급하며 상속세 부과 대상에 포함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제1항에 따라 사망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가상자산의 가치를 평가해 과세하게 되는데, 문제는 시가 평가와 가격 변동성이다. 예를 들어, 사망 시 비트코인 가격이 8,000만 원이었다면 이 가격으로 평가해 상속세가 부과되지만, 신고 및 납부 시기가 도래했을 때 비트코인 가격이 5,000만 원으로 떨어졌다면 가족은 높은 상속세를 내기 위해 코인을 헐값에 매도하거나 현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NFT의 경우 시가 평가가 더욱 어렵다. 동일한 NFT가 시장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 이력, 유사 거래 사례, 수집 가치 등을 기준으로 세무서가 평가하나 이 과정에서 상속인과 세무당국 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가”,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NFT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등의 문제가 발생해 상속 과정에서 분쟁이 장기화되는 사례도 있다.

법적으로도 문제는 복잡하다. 가상자산은 중앙기관이 없는 탈중앙화 시스템이기 때문에 유언장이 없을 경우 가족 간 상속 비율과 권한을 두고 분쟁이 발생한다. 가족들이 가상자산의 존재를 몰라 신고 누락으로 인해 과태료를 부과받는 사례도 많으며, 상속 과정에서 유언장이 없으면 민법상 비율에 따라 자산이 분배되지만, 지갑에 접근하지 못해 결국 자산은 사라지고 분쟁만 남는다. 이러한 문제들은 ‘법적·세무적 관점에서 가상자산 상속이 준비되지 않으면 남은 가족에게 고통만 준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3️⃣ 지금 시작해야 하는 가상자산 상속 준비: 단계별 실전 가이드

첫 번째 단계는 보유 자산 목록 작성이다. 현재 보유 중인 가상자산의 종류(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NFT 등), 수량, 지갑 주소, 거래소 정보, 연계된 이메일 계정, 인증 방식 등을 표로 정리해둔다. 이를 통해 가족이 상속 시 자산의 존재를 파악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접근 정보 안전 관리다. 가상자산 상속의 핵심은 ‘접근성’이다. 개인 키, 복구 시드, 2단계 인증에 필요한 OTP 앱, 콜드월렛 비밀번호 등 접근에 필요한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며, 이를 가족 중 신뢰할 수 있는 사람 혹은 법적 대리인에게 전달하거나 공증 사무소를 통해 안전하게 보관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된 USB, 종이 지갑, 암호화 클라우드 저장소등을 활용하면 보안성을 높이면서도 유사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세 번째 단계는 유언장 및 신탁 설정이다. 가상자산 상속 분쟁의 대부분은 유언장이 없어서 발생한다. 상속인의 범위와 비율, 특정 자산의 수취인을 유언장에 명시해 공증을 받아두면 가족 간 불필요한 다툼을 방지하고 원활한 상속이 가능하다. 자산 규모가 크거나 복잡하다면 디지털 자산 신탁 서비스를 활용해 안전하게 관리하고 상속할 수 있다.

네 번째 단계는 세금 및 현금 유동성 대비다. 가상자산 상속 시 세금은 피할 수 없으며,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의 특성상 상속세 부담으로 자산을 헐값에 매도하거나 현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대비해 일정 비율의 현금성 자산을 준비하거나, 자산을 분산해 관리하며 상속세 납부 시기를 고려한 증여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4️⃣ 가상자산 상속, 지금 준비해야 하는 이유

가상자산은 미래 자산으로서 가치뿐만 아니라 가족의 경제적 기반을 지킬 수 있는 유산이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가상자산 상속은 가족에게 자산을 물려주기는커녕, 상속세·법적 분쟁·자산의 영구 소멸이라는 악몽을 남길 수 있다. 앞으로 메타버스 기반 토큰, 탈중앙화 금융(DeFi), NFT 기반 부동산 등의 가상자산의 활용이 늘어날수록 디지털 자산 상속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당신이 힘들게 모은 자산은 가족에게 부담이 된다. 준비해야 할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현재 보유 자산의 목록 작성, 접근 정보 안전 보관, 유언장 작성, 현금 유동성 확보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진행하면 된다. 디지털 상속 관리 서비스, 암호화폐 콜드월렛과 지갑 보안 툴, 상속 컨설팅 전문가를 활용해 준비하면 보다 안전하게 관리 가능하다.

가상자산 상속은 ‘돈’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의 노력이 담긴 자산이 가족의 삶을 지켜주는 유산으로 온전히 전달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지금 바로 가상자산 상속 준비를 시작해 가족의 미래를 지키고, 당신의 자산을 안전하게 물려주길 바란다. 그것이 디지털 시대의 현명한 상속 전략이자, 가족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